지하철 음영지역이었던 공항로 주변에서 강남 지역으로의 연결이 이번 지하철 개통을 통해 훨씬 편해졌지요. 급행열차를 제대로 이용할 경우... 김포공항에서 강남 지역까지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안 타 보고 이런 리뷰를 작성할 수도 없고 해서, 7월 26일에 9호선을 직접 타 보았습니다.
사실 몰랐는데, 9호선 개통으로 인해 변화가 이루어진 것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이번에는 사진일기보다는 간단한 정리 위주의 포스팅을 업로드해 봅니다. :D
글의 퀄리티는 보장 못합니다 ;ㅁ;
Good
1. '소프트 환승'이 가능해졌다!
이제까지 필요성은 수없이 제기되어 왔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소프트 환승입니다. 소프트 환승은 기존의 환승통로가 설치된 역에서만 환승을 할 수 있었던 것에서 벗어나, 하차태그 - 승차태그로 환승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이지요. 환승통로를 통한 환승보다 유연하게 환승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러한 체제가 적용되기를 기다려 왔을 겁니다. 이번 9호선의 개통으로 인해서 소프트웨어상으로 이런 환승방식을 열어 두어, 이제까지 역명은 같음에도 환승을 하지 못했던 경의선 서울역 - 1,4호선 서울역 간에도 환승이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음. 그러고 보니 6호선 개통 후에 환승통로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얼마간 별도의 인식표를 사용해 환승을 했던 신당역의 사례가 떠오르는 건 저뿐일까요?
노량진(9)에 붙은 안내문.
1호선 방향의 출구.
다만 안타까운 것은, 실제로 이렇게 환승을 하게 될 경우, 버스처럼 환승횟수가 1회 추가 차감되며, 거리는 출발역 - 노량진 / 노량진 - 도착역 이런 식으로 합산되어 나오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정기권 사용횟수는 1회 추가 차감되며, 1회권은 환승에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 그래도 이렇게라도 환승이 가능해졌다는 게 어디예요. 앞으로 용산 - 신용산, 숙대입구 - 남영, 청량리(지상) - 청량리(지하) 등 거리는 정말 가까운데 환승처리가 되지 않았던 역들에서도 '소프트 환승'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져 봅니다.
2. 이제 공항철도도 수도권 전철이다?
의도하지 않았던 효과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일이 현실화될 줄이야!
이제 공항철도도 환승된다고 안내할 수 있습니다! 김포공항역에서.
2007년 공항철도가 처음 개통했을 때, 옆의 9호선 승강장과는 펜스로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9호선 개통 이후, 안전펜스가 대부분 치워져서 이제는 공항철도와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합니다! 적어도 서울의 입장에서 공항철도는 별도 임률을 적용한다고 할지라도 수도권 전철인 거죠. 그리고 '소프트 환승' 안내문에는 인천1호선 계양역 - 공항철도 계양역도 포함되어 있어, 조만간에 공항철도가 수도권통합요금제 체제에 완전히 편입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기대도 가져볼 수 있습니다.
공항철도 측 게시판에서 환승 안내를 해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공항철도와 9호선 간의 직결운행도 고려 대상이라고 하더군요. 아니 차 들여놓을 거 처음부터 직교류 겸용으로 차를 들여놓을 일이지, 9호선은 직류전용 - 공항철도는 교류전용으로 차를 들여놓는 바람에 이야기가 좀 길어지게 생겼다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_-... 아마 직결운행이 2012년에나 가능하다...라고 하던가요. 이왕에 플랫폼 구조도 직결운행에 용이하게 만들었으면, 전류 체계도 직류 1500V나 교류 25000V로 통합해서 지금 당장 직결해도 무리가 없도록 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강하게 듭니다.
3. 김포공항 - 강남 30분, 그것은 교통혁명!
사실 아무도 상상 못했죠. 김포공항에서 강남권까지 30분에 도달할 수 있게 될 줄이야. 앞서도 다루었지만, 인천국제공항철도와 연계가 이루어지게 되면서 정말로 강남권에서는 교통 혁명이 일어나게 됩니다. 공항철도가 서울역까지 개통하게 되기 전까지는, 서울의 중심 업무 지구로서 현 서울 도심보다 강남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덕택에 9호선 구간을 거의 그대로 지나는 642번 버스의 경우, 그리 오래지 않아 폐선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돌고 있습니다. (다만 정말로 폐선되는 사태에는 이르지 않을 것 같은 게, 9호선이 "민자노선"이라는 사실이 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Bad를 참조.)
Bad
1. 환승 게이트, 지금 '구간삥' 뜯겠단 거야?
9호선에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환승 게이트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왠지 "해치지 않아요"를 연상케 하는, "추가요금이 붙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보는 사람들을 애처롭게 만듭니다.[각주:1] 사실 메트로9와 서울9호선운영 측에서는 이 환승게이트를 '수요측정용'이라고 설명하고는 있습니다만, 불안감이 상당히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요. 실제로 공항철도 쪽에서 온 경우 도착역 게이트에서 할 수도 있는 추가요금 지불을 환승게이트를 통해 하고 있으니, 제가 보기에는 이대로 계속 가면 처음에 제기되었던 "기본운임 1300원" 주장이 어떻게든 실현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1300원을 받게 되더라도 9호선을 이용할 사람들은 이용하겠습니다만, 수도권 전철로 표시되어 수도권통합요금제의 적용이 기대되고 있던 상황에서 추가운임 징수는 시민들의 뒤통수를 치는 행동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는 이번에 잘 처신한 걸까요?)
2. 급행열차, 너무 짧은 거 아닐까?
이제까지 민자사업들이 수요예측을 실제보다 높게 해서 하나같이 개털날렸던(...)고로, 이번 지하철 9호선도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일보 20009-05-13 : 사설 - SOC 민자사업 뿌리부터 재검토하라 다만, 제가 보기에 9호선은 조금 다른 시선에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급행을 두었다는 것은 애초에 완행에서 그리 많은 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하철의 운행은 급행열차 위주로 맞춰지게 되겠지요.
아시다시피 9호선은 4량 1편성으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플랫폼 규격은 8량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일단은 4량으로 영업을 개시하고, 향후 수요에 따라서 6량 - 8량으로 단계적으로 증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다만, 현 배차간격으로 4량 단독 편성만으로 운행하기에는 솔직히 심하게 불안합니다. 일요일 NH인 오후 1시 경에 열차를 탔음에도, 완급결합이 이루어진 동작역에서 신논현행 완행 승객들은 모조리 급행으로 갈아타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덕택에 급행은 이미 타고 있던 승객들에 완행 승객들까지 붙어 입석까지 바글바글한 상황이 되어 버렸지요. 평일에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급행열차는 신도림 → 강남 구간의 2호선 열차처럼 엄청난 혼잡도를 자랑하게 될 겁니다. 적어도 급행열차만이라도 중련운행의 방법을 통하여 8량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9호선 열차의 스펙상 중련운전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다 4량 단독편성이 운행할 때 승강장 가운데에 정차하기 때문에, 스크린도어와 승강장 간 보안시스템 등만 갖추어지면 빠른 시일 내에 급행 중련운행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3. 소외되는 완행 역들? 들쑥날쑥한 배차간격 문제
현재 9호선의 배차간격은 김포공항역 기준으로 급행을 매시 10, 30, 50분에 배치하고 그 앞뒤 5분에 완행열차가 뒤따르는 방식입니다.
김포공항역에 부착된 열차운행 시각표.
다만 이렇게 되면 완행의 배차가 지나치게 불규칙해진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차별로 혼잡도의 차이가 상당히 생길 수도 있다... 그런 이야깁니다. 급행 정차역의 경우야 그나마 괜찮은데, 완행만 정차하는 역에서 경우에 따라 상당한 수준의 불만이 제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만일 차가 하나 퍼진다 그러면 속절없이 차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딱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책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완급분리와 완급결합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노선이다 보니,[각주:2] 선로 용량에 대한 면밀한 계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배차 간격을 줄이고, 완행 정차역 주변 주민들의 불만을 줄이는 문제는 그리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조금은 서글픕니다.
4. 안내 체계가 불안하다?! 급행을 어떻게 구별하지?
지금의 전광판에서는 다음 열차의 종류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개화 방향의 경우 차라리 급행열차가 김포공항 종착으로 끝나기 때문에 행선지로라도 급행열차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만, 신논현 방향은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열차 표시가 한 줄이다 보니...
색깔로밖에 구별이 안 됩니다.
사실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면 급행에 "급행" 표시만 해 주면 되는 간단한 문제입니다만, 이제까지 이러한 고민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반성이 필요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5. 디자인 서울 가이드라인 - 희대의 뻘짓?
사실 이 부분이 생각 외로 큰 문제입니다. 일단 9호선 리뷰에 끼워 넣기는 했습니다만, 여기에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별도의 포스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네요. 조만간 별도의 포스팅으로 이야기를 한번 해 볼까 합니다.
공항철도에서 9호선으로 접근한 사람이 환승게이트에 접촉하면 당연히 추가요금이 붙습니다. [본문으로]
쌍섬식인 마곡나루, 가양, 동작 같은 역에서는 완급결합 방식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급행정차역들은 전부 섬식 혹은 상대식인지라, 어쩔 수 없이 그 주변 역의 대피선을 이용한 완급분리 방식의 급행 운영이 이루어집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