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울지하철 9호선의 공사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서울지하철 9호선의 운영을 담당하게 될 Metro9과 서울9호선운영(주)에서 지하철 9호선의 시민 대상 시승행사가 5월 1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었습니다. 제가 갈 수 있는 행사가 있다면 사정이 허락하면 어떻게든 가 보는 저로서는 이런 행사가 있는데 안 가보기는 뭐하겠죠. 그런데 막상 가 보려니 혼자 가기도 뭐하고, 또 많은 사람들과 노선 자체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날짜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결정된 날짜가 5월 16일, 토요일이었습니다. 기실 토요일이 되면 많이들 시간이 여유가 있고 하리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 사진이 촬영순이 아닐 수 있습니다.
※ 사람의 얼굴이 나온 부분들은 전부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 그래도 자신인지 식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거나 하면 댓글을 통해 항의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드넓은 강남지하상가 안에서 9호선이 끼어들 공간은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공간이 생기기는 하더군요.
아무래도 이로써 고속터미널역 인근은 더욱더 던전이 되어 간다...는 말만 나오게 됩니다. 안그래도 고속터미널역과 반포역을 이어 줄 정도로 길고, 또 길찾기도 대단히 어려운 곳인데... 9호선까지 개통되어 버렸으니 이젠 길을 잃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음. 부평던전하고 고속터미널던전을 한번 나중에 비교해 보는 포스팅이라도 작성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남지하상가아의 연결통로 상에 만들어진 9호선 연결 통로. 지금은 막혀 있지만 개통되면 뚫을 듯.
9호선 시승식장 입구입니다.
9호선 지역에도 이렇게 상점들이 오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철갤러, 혹은 그들과 관계 있는 사람들과 시승팀을 구성하여 다녔습니다. 덕택에 일행이 좀 많았습니다. (시승을 시작할 때는 제가 11명을 데리고 다녔습니다!) ...글쎄요. 다른 동호인들에게 어떻게 비쳤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질서를 지키면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잘 들어가려고 노력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뭔가 의미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D
이제 9호선 시승을 위해 내려가 봐야 할 차례이지요. 참 별의별 것들이 다 보이더군요.
어째 시계가 아날로그입니다. 게다가 시계 외에 열차가 어느 정도 위치인지 알려주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건 없네요.
교통카드 충전기/1회권 발급기와 회수기가 보입니다.
자동발매기의 모습입니다. 심플하군요.
9호선 개찰구입니다.
현재 9호선 개찰구는 비상모드로 되어 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저 교통카드... 실제로 있는 교통카드가 아닙니다 =_=
이제 9호선 승강장으로 내려갑니다. 이제까지의 지하철 노선들과는 개념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고판도 돌출형이 아닌데다가, 깔끔하게 삽입형으로 되어 있더군요.
승강장은 시승을 온 일반인들, 그리고 덕후들로 인해 어지러웠습니다. 어째 시승식이나 개통식에서 매번 보는 그 얼굴들이 이 날도 등장했습니다. (...하기야 그 사람들에게는 제가 그렇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같이 모인 사람들에게는 어차피 9호선은 전 역사 스크린도어 설치 등으로 특징들을 찍는 것들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으니 덕후들에게 셔터를 보내라라고 말했었는데, 어째 그 생각이 적중해 가는 기분이었습니다.
타러 내려가는 곳은 1기 지하철 역사들의 개찰구 위층 지하공간을 연상시켰습니다.
3/7호선과의 환승통로 방면입니다. 당연히 그 때는 막혀 있었을 수밖에요.
시승식 행사 접수처 뒷편입니다. 3호선을 통과해서 바로 뒤에도 저 비슷한 공간이 있네요.
고속터미널역의 9호선 구조물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해놓은 모형이 있었습니다.
시승단 목걸이입니다. 나중에 설문조사 결과를 걷을 때 반환하더군요.
Metro9 측에서는 원래 "13시 30분까지 오라"고 문자가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시승식 행사에서는 13시 30분까지 오지 않아도 시승이 가능했습니다. 그날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지요. 실제로 14시 10분이 되어서야 주최측에서 안내방송을 해서 위에 있던 사람들을 아래로 내려보냈습니다. 하기야, 이른바 '코리안 타임'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조금 너무한다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은 저뿐일까요... 흠...
아래는 이제까지의 지하철하고는 분명히 차이를 보이는 형태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공항철도 김포공항역은 도대체 어떻게 디자인이 바뀌었으려나 모르겠네요...라고 쓰려고 했으나, 디자인을 이미 동일하게 맞춰 놨군요. 20070221. 인천국제공항철도 개통 전 시승행사 포스팅을 참조하세요.
9호선은 완급분리 체계로 운영됩니다. 덕택에 급행과 완행이 같은 플랫폼을 쓰게 되는 역들이 이렇게 있죠. 안내체계가 참 깔끔합니다.
역명판입니다. 디자인 서울 가이드라인에 맞춰 깔끔하게 만들긴 했습니다만, 2004년 버스개편 때의 버스 안내판처럼 왠지 탁상행정의 냄새가 강하게 납니다. 실제로 열차 안에서는 이 곳이 무슨 역인지 식별이 잘 안 됩니다.
하지만 주변안내도는 개념이더군요.
9호선 전광판은 2호선에서 교체하려다 만 그 형태의 LED 안내판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립니다.
"급행이니까 정차역 확인하고 타세요"
차내에는 전광판이 한 개 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두 개나 설치해 놨으면서 정말 단순한 플래시파일의 반복만 이어지는 코레일 신형 전동차 내부의 전광판과는 질적으로 확실히 다릅니다.
광고도 나옵니다. 그런데 전광판 한 개면서 광고라니 좀 너무하네요.
지방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것만큼 깔끔합니다. 서울에서는 최초로 도입되는 안내방식이겠죠. (서울메트로는 시정광고만 띄우고 밑에 문자로 역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시승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고속터미널에서 당산까지는 급행으로 이동했고, 당산에서 고속터미널까지는 바로 맞은 편에 오는 완행을 타고 돌아오는 방식이었으니까요. 게다가 각 역에서는 정차는 하였지만 출입문 취급은 아예 하지 않고 바로 출발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시승시간에 "30분"을 배정할 수 있었을까요.
아무래도 출입문 취급을 하지 않은 것은 안전상의 이유였을 테지만[각주:1] 글쎄요. 실제로 영업운전에 돌입했을 때 어떤 상황이 어떻게 벌어질 지 모르는데 시운전에서 그것을 알아볼 기회조차 만들지 않다니. 좀 씁쓸했습니다. 그리고, 이 역이 어느 역인지 도저히 식별히 불가능했다는 점도 상당히 골칫거리로 남습니다. 술자리에 늦게까지 있다 오다 보니 심야에 지하철을 타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차내노선도도 없는 9호선에서 선팅되어 있는 차창 밖을 봤더니 무슨 역인지 도저히 알 수도 없고, 이전 역과 다음역도 알 수가 없다면 승객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요? 디자인 서울 가이드라인에 맞추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가이드라인이 승객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에 대한 고민 정도는 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버스노선번호 안내판이 왜 BLU 형식으로 교체됐는지에 대해 기억하는 저로서는 이번 시도에 그리 좋은 시선을 보내기는 어렵습니다. YTN 2009-05-07 : 서울 지하철역, 새로운 디자인을 입힌다
그리고 운영주체인 Metro9과 서울9호선운영(주)에서도 이번 시승에 관해서 상당히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시승식 구간을 처음에 "고속터미널 → 가양 → 고속터미널"로 정해 놨다가 이리저리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를 보여주었는데(반대 방향은 바뀐 바가 없습니다), 대체 그게 뭐하는 행동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전에 다 타 보고 나서 이 정도면 시간이 나오겠지 싶을 때로 아예 처음부터 못을 박지, 왜 계속 갈팡질팡한 건지 모르겠네요. 시승 구간의 변경 때문에 항의하는 사람들도 시승식 기간 중에 종종 있었다고 하니, 좀 문제가 심각하다면 심각하다고 봐야겠습니다.
당산역에 내려서. 그런데 왜 여기는 환승통로 쪽을 막지 않았던 건지. (실제로 이전 시승에서 환승해서 돌아가려는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안내시설에 주목하세요. 좀 단촐하죠? 요란하지 않아서 좋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길을 잃을 위험이 생길 듯합니다. 시각디자인의 생명은 실용성이 아닌가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문제들은 문제라고 하지만, "새로움"과 "남들보다 먼저 체험한다"는 것이 이번 시승의 의미라면 의미였겠죠. 그래서 오타쿠들도 그렇게나 설쳐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또 앞의 운전실 시야가 개방되어 있다 보니 너도나도 운전실 앞에 서서 전방 시야를 사진으로, 그리고 동영상으로 남기려 하는 모습이 노출되었습니다. 게다가 요새는 웬일인지 외모에서까지 티가 나는 전형적인 일본식 덕후들이 많이 늘어났지요. 제발 천천히 조용히들 좀 찍어대도 운전시간은 편도 15분 정도였으니 많이 찍었을텐데, 다들 이것저것 티를 내 가면서까지 사진을 찍는 모습은 그닥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저희 일행중에 사진에 찍히고 싶어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도 굳이 찍으려고 난리를 피우는 사람이 있어서, 전 그 때 바로 그 사람에게 셔터를 들이대면서 찍지 말라는 싸인을 보냈는데[각주:2] 그건 간단하게 무시되었죠-_-
게다가 운영주체 직원들을 괴롭히는 질문들만 계속해서 늘어놓는 그들의 자세. 직원들도 상당히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당산역에서 "수고하십니다" 한 마디 해 드리긴 했지만, 솔직히 그것만으로 그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지겠습니까. 휴.
그들의 천태만상들을 찍어보았습니다. 당연히, 얼굴은 가렸습니다.
운전실 전면부가 개방되어 있다 보니 이런 풍경이 벌어집니다.
반대편도 운전실 개방에 따른 이런 풍경은 비슷했습니다.
티 좀 그만 내요...
영업중인 열차에서도 이러시겠습니까.
뭐 하는가 봤더니만...
문에 붙어 동영상을 찍고 있더군요. 에휴.
글쎄요. 이런 천태만상을 마주한 후 9호선 시승을 끝내니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더군요. 철도동호인의 저변이 넓어진 것까지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동호인들끼리의 예의라든지 운영주체와의 예의. 그리고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조용한 철덕질... 기타 등등 해서 수많은 과제들만이 남아 있음을 느꼈던 이번 시승이었습니다.
네. 이렇게 나갑니다.
아참. 보너스 샷이 있군요. 보너스 샷들도 업로드해 둡니다. ㅎㅎ
고속터미널역 9호선 맞이방의 화장실 남자 소변기는 정말 "1개" 였습니다. 세면대 3개, 대변기 3개...에 소변기 1개?! 에휴.
9호선 개찰구 옆에 있던 전광판은 무려 "곰플레이어" 사용중.
...개찰기는 윈XP?!
그나저나, 지하철 9호선의 개통일자가 당초엔 5월 29일로 확정 발표나는 듯 싶더니만.. 마무리 공사도 일부 덜 끝났고, 게다가 운임에 관련된 문제까지 갈등상황으로 불거지면서 결국 5월 개통이 요원해져 가네요.
이러다가 저 훈련 들어간 다음에나 개통하는 거 아닌지 싶어서 좀 무섭습니다.
(...훈련 끝나고 가 봐야 할 곳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아직 그 때 당시에도 공사가 끝나지 않은 역들이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임의로 내려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