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도 끝났고, 이제 졸업논문이 달려서 이제는 뛰기 시작해야 하지만, 여전히 계속 답사 다니는 중입니다.
왜이렇게 새로 개통되는 고속도로/철도 등이 많은 건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돈을 아끼지 않았는지) 등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리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다행히 필드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 혼자뿐은 아니다 보니, 팀을 짜서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다만 이와 비례해서 늘어가는 자동차 주행 거리와,
안그래도 얼마간 얇지만 더 얇아지는 지갑.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통제 중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일부러 답사를 다녀야만 기록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단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전통처럼 자리잡은 '선개통 후시공' 때문이죠. 100%인 시절에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다만, 답사 다니고 있던 중에 들은 충격적인 소식 탓에 연말연시가 순간삭제당했습니다.
무안공항에서 7C2216편(방콕 → 무안) 편이 착륙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
무안공항에서 4년(2019~2022) 동안 근무했다 보니 여전히 제 연락처를 들고 있는 분들이 있더군요.
당일 언론에서 전화를 3통 받아서 "나 무안 떠난 지 2년 되었고, 이럴 때는 홍보실로 문의하시라" 하고 전화를 끊었고,
무안군청에서도 전화가 오는데 도와 줄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08시에 출근했는데 부장님이 바로 "무안 좀 다녀와야겠다. 2박3일 예정이고, 버스 11시에 출발한다 하니 짐 챙겨서 다시 나와라"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아무것도 듣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받은 지시였지만, 예상이 됐던 상황이라 고민 없이 "네" 라고 답했습니다. 워낙 큰 일이라 40명 가량이 급파되었거든요.
뭐랄까. 공항 자체가 거대한 장례식장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우리 직원들도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교대해줄 사람들의 일정 문제로 하루가 더해져 3박4일을 있다 오게 되었는데, 그 동안에는 A/B조로 나뉘어 주야간 근무를 했습니다. 다행히 무안공항에서 4년 근무했던 것 때문에 큰 탈 없이 있다 왔습니다만, 이런 일로 무안공항을 다시 찾게 되었다는 것은 유쾌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제 입장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게 되었던 것이, 쉬는 중 SNS를 보다가 정말 뜻밖의 이름을 보게 된 것 때문입니다. 무안공항을 업무상의 이유로 자주 드나들었던 KBS목포 기자가 거기 타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무안을 떠난 이후 (업무관계자였기 때문에 당연히) 연락조차 없었는데, 그 분에 관한 사연이 담긴 기사가 SNS를 타고 돌더군요.
그렇게 무안에 있다가 돌아와 보니 1월 2일. 갑자기 2025년이 되어버렸네요.
저도 이런 큰 일을 겪은 탓인지 한 2주 정도는 올해가 2024년인지 2025년인지 헷갈렸습니다.
제가 이럴 정도라면, 생각지도 못한 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제주항공 7C2216편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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