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로 온 번아웃으로 힘들 때 가장 도움이 되는 잠언이 있었다.
누군가 너에게 해악을 끼치거든 앙갚음하려 들지 말고 강가에 고요히 앉아 강물을 바라보아라.
그럼 머지않아 그의 시체가 떠내려 올 것이다.
이말을 믿고 정말로 힘내서 일했던 것 같다. 신기하게 진짜로 둥둥 떠내려 가더라.
사고 치지 않고 그저 내 할 일만 묵묵히 하는 게 최고의 복수가 될 수 있다.
나폴레옹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당신의 적이 실수하고 있을 때 절대 방해하지 말라"라고.
사실 앙갚음하지 말고 강가에 고요히 앉아 강물을 바라보라는 그 잠언의 원전은 굳이 찾고 싶었어도 결국은 찾지 못했다만,
이제와 요약하자면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노래가사의 화자가 그대로 내가 되었던" 2016년의 일에 즈음하여 나에게 꽤 강한 울림을 주었고,
(수많은 대형 시행착오들이 있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나에게 유의미할 정도의 평온이 다가왔다. 물론 당사자가 떠내려간 건 덤이고.
그때 내가 체험한 것은 결국은 물밑 접촉이라든지 그런 과정에서 체험할 수 있었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이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무서움이었다.
나는 대외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상대방은 열심히 실수를 반복했고, 결국 떠내려갔다.
2016년의 꽤 중요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요즈음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 상당부분 잊어버린 것 같다.
군자는 복수를 하는데 10년을 기다린다는데, 그 10년이 벌써 온 것처럼 몸이 먼저 나가는 것은 굉장히 무서운 일이다.
이건 단언할 수 있다. 아직 나의 때는 오지 않았다.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도 최소 5~10년 동안의 자기성장이 필요하며,
심지어는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나를 업신여기거나 괴롭혔던 이들에 대한 최고의 복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에는 내 스스로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사해야 한다는 것을
자기수양의 과정 동안에는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텐데.
내가 자기수양의 과정을 잘 넘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어느정도 믿기는 하나, 확신은 아직 없다.
그렇지만 '결국 이루어 낼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한 발씩 뚜벅뚜벅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설사 내가 그 과정을 완전히 넘지 못한다고 한들 이 과정조차도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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