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간 일본. 이번엔 간사이가 아니고 간토 지방입니다.
제일 먼저 계획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하코네 가기. 솔직히 하코네는 당일로 가기에는 그렇게 좋은 곳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다른 일정을 넣어 둔 상태에서는 더더욱.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하코네 등산 철도' 등의 철도를 이용해 보기 위해서, 그리고 오다큐를 이용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둘째날 하코네로 향했습니다.
숙소로 잡았던 곳은 미나미센쥬(南千住)역 인근, 타이토 구의 어느 비즈니스 호텔.
하코네로 가는 길이 멀어 시간이 꽤 걸리다 보니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서야 했습니다.
원래는 아침 여섯 시에 출발하는 막장 일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을 뜨고 움직이기 시작해 보니 오전 8시.
과연 지하철에 사람이 정말로 낑겨 탄다거나 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안고 지하철로 갑니다.
다행히 생각만큼 지하철에 사람이 많지는 않더군요.
도쿄메트로 히비야선이 키타센쥬에서 출발하기 떄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롯폰기행.
오다큐 신주쿠역까지의 경로 안내는 도쿄메트로를 타고 아키하바라(秋葉原)역까지 가서 그곳에서 도영 신주쿠선 이와모토쵸(岩本町)역으로 가서 환승하라고 되어 있었습니다...만.
......
역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야 했습니다.
패스가 있기에 망정이지, 패스 없는 사람들은 환승 전용 게이트를 통과해야 하는 등의 고역을 치러야 하는 모양이더군요.
정신줄 조금만 놓고 있어도 교통요금이 무지막지하게 나오는 풍경을 마주할 것 같아 무서웠습니다.
도에이 신주쿠선을 타고 신주쿠 방향으로 가니, 여기는 또 케이오 신선(京王新線)입니다. 역시 사철의 왕국. 정말 눈 뜨고도 코 베어갈 정도로 망이 복잡합니다. 저도 노선도를 보고 헷갈릴 정도면...
신주쿠역에 내렸으니 이제 오다큐를 타러 갈
그런데 주변에서 카레 냄새가 짙게 나길래, 아침을 카레로 해결하고 이동합니다.
신주쿠역 지하에서는 오다큐 역으로 가기 그렇게 어려운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안내가 좀 뭣같아서, 전 하코네유모토(箱根湯本)행을 자칫하면 타지 못할 뻔했습니다.
하코네 프리패스를 끊으러 관광안내소로 갔는데, 하코네 프리패스를 끊어 주면서 로망스카 좌석을 달라고 하니 좌석이 없다고 말하는군요. 아니 분명히 개찰구 앞에 있는 전광판에는 좌석이 있다는데, 하코네 11호의 로망스카 좌석이 없다고 하는 건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덕택에 전 하코네 프리패스만 받고 바로 자동판매기 앞으로 가서 로망스카 좌석권을 발권했습니다.
참고: 하코네 프리패스는 5,140엔에 2일권입니다. "2일권"임을 감안하면 2일 일정에는 감당할 만 하겠지만, 전 일정상 당일치기를 해야 했다 보니 조금은 아까운 감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소화할 일정을 잘 생각해 보고 패스 구입여부를 결정하세요. 그리고 로망스카를 타는 경우 특급료 890엔이 별도로 들어갑니다.
하코네유모토행 하코네 11호.
종점인 하코네유모토까지는 약 1시간 30분 가량 걸리고, 마치다(町田)와 혼아츠기(本厚木)밖에 정차하지 않는 나름대로 속달 로망스 카입니다. 전망차에 타고 있는 것도 아니겠다, 이 구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조용히 경치 보는 수밖에요. 일본의 풍경은 우리나라하고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도심에서는 자그마한 아파트(マンション)들이 많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우리나라의 시골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들이 이어집니다.
1시간쯤 달렸나요. 열차는 어느새 오다와라(小田原)에 도착해 있습니다. 옆에 보니 하코네 등산철도의 빨간색 열차가 보이기도 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JR동일본의 열차들이 눈에 보입니다. 이제 정말로 하코네까지 거의 다 온 느낌이더군요.
오다와라에서도 승객이 상당수 내리고, 이제 하코네유모토까지 단 한 역 남은 상황. 맨 앞칸으로 가서도 사진을 찍어 보고, 앉은 자리에서도 옆 창가를 찍어 보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주변의 풍경을 남기고자 애썼습니다. 일본 1번 국도 도카이도(東海道)를 바로 옆에서 지나가는 철도. 그리고 일본의 산지. 나름대로 매력 있는 선택이지요.
어느새 하코네유모토역. 그런데 아침부터 인파가 장난이 아닙니다! 하긴 우리나라만 여름휴가 기간이 아니겠지요. 분명히 목요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이야. 사실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그런데 군데군데 한국어가 들리기도 합니다. 역시 한국사람들 여기 많이 오는군요 (......)
하코네 등산철도 고라(強羅)행 열차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만, 열차를 타지 않습니다. 사람이 저렇게 많은 열차에 타서 굳이 낑겨 갈 필요는 없는 거죠. 그래서 잠시 역 밖으로 나와서 돌아갈 표부터 예매합니다. 메이지 진구 구장에서 야구를 보는 일정 때문에-_- 돌아가야 하는 시각이 거의 정해져 있었거든요. 돌아오는 열차는 하코네 30호. 이번에는 VSE입니다
돌아오는 열차를 예매하고 나서 등산철도에 오릅니다.
시작부터 80퍼밀의 급경사가 열차를 반깁니다. 스위치백도 3곳이나 있는 등 아기자기한 수도권 관광지 철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운용중인 차가 연식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차 시운전도 돌아다니고. 사진 찍는 재미가 있더군요.
이것저것 사진을 찍고 하다 보니 스위치백도 3번 올라가고, 이제 종점인 고라역에 도착했습니다.
그... 그런데... 사람이 왜 저렇게 많아.........
IC카드로 여기까지 왔다면 여기서부터는 IC카드 사용이 안 됩니다. 이제 하코네 케이블카로 갈아탈 차례. 케이블카까지 오다큐 하코네선으로 분류되다 보니 역번호가 붙는 것은 케이블카까지이지만, 실질적으로 케이블카는 관광용이죠. 이렇게 돈벌이를 하는건가...
이번에도 차를 한 대 보내야 했습니다. 사람이 저렇게 많은데 어떻게 제대로 탑승해서 갈 수 있겠어요.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한국어. 그리고 별로 타는 사람이 없던 하행.
시간상 소운잔(早雲山) 역까지밖에는 올라가 보지 못하니, 어쨌든 다음 차를 탑니다. 비교적 새 차가 옵니다.
케이블카에 탑승하면 한 10분쯤 올라갑니다. 중간에 다른 차와 한 차례 교행을 하고요. 그리고 중간 역들에서 출입문은... 양쪽이 다 열립니다. 하지만 종점인 소운잔역에서는 왼쪽만 열리는데, 이유가 뻔합니다. 차 안에 "오리카에시(折り返し) 금지"라고 써붙여져 있더군요. 그대로 들어왔다가 나가는 돈없는(...) 철덕들이 꽤 많은가 봅니다.
여기도 경치가 좋은데, 더 올라가면 좋겠지...만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3시에 로망스카를 타고 돌아오는 것으로 이미 일정이 잡혀 있기도 했고,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에 왔는데 온천에 몸도 담가 봐야죠. 물론 하코네 프리패스로는 소운잔을 지나서 하코네 호수까지 갈 수도 있지만, 그냥 로프웨이 입구까지의 사진을 찍는 것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사실 더 타도 되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온천욕을 포기했다면.
다시 고라역. 이번엔 좀 새 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가는데, 괜찮은 사진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만족.
내려가 보니 로망스카가 절 기다리고 있었는데... 엥. 처음 보는 겁니다.
알고 보니 '메트로 로망스카'라고 불리는 MSE입니다. 도쿄지하철 치요다선 직통. 하지만 이걸 탈 것은 아니기 때문에-_- 밖으로 나가 봅니다.
엥. 근데 시운전차가 눈에 띕니다. 가만히 있을 제가 아닙니다. 철도동호인들은 이런 신기한 걸 보면 꼭 사진으로 남기게 되지요. 하코네 거리를 조금 찍다가 시운전차가 출발하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온천 찾아 삼만리(?)
보통 일본에서는 이런 온천지역에 여관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부분이 많은데,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거겠죠.
하지만 전 바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 당일치기(日帰り) 온천을 찾아야 했습니다. 하코네유모토역 근처에도 당일치기 온천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여기만 그런지 전체적으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이 1,200엔입니다. 우리나라 웬만한 온천보다 비싸서 조금 놀랐습니다만, 워낙 유명한 곳이니... 그냥 납득하고 들어갑니다.
※ 참고. 일본에서 온천에 들어갈 때는 수건을 따로 제공하지 않아 사야 합니다-_- 200엔이네요.
1시간쯤 온천욕을 하고 온천을 나오고 보니 이제 열차시간이 점점 다가옵니다.
하지만 먹을거리 구경을 않을 순 없겠죠. 더군다나 점심도 시간이 애매해서 먹지 않은 상황이고, 차 도시락으로 해결해야지 하는 생각을 굳힌 상황에서 말이죠.
그런 데에서 온천만쥬는 적당히 작고 맛있는 빵입니다. 하나에 100엔이라 가격 부담도 크지 않아 좋더군요. ...하지만 한국에서 100엔이면 1,000원인데. 정말 0 하나 빼야 하는 나라에 와 있다 보니 가격 감각이 많이 사라지나 봅니다.
선물용으로도 팔고 있으나, 둘째날에 여길 온지라 사 갈 생각은 못 했습니다. 그래서 바깥에서 데워서 파는 걸 하나 샀습니다.
이제 로망스카를 타러 들어갈 시간입니다.
오전에는 못 봤던 것들이 저의 눈을 자극하네요. 바로, 도시락.
일본에서는 이것저것 기념할 만한 것만 있으면 도시락을 만듭니다. 그리고 역 도시락(駅弁)도 여기저기 특이한 것이 많지요. 여기도 도시락이 이것저것 많았습니다. 몇 시간 전 찍었던 하코네 등산철도의 신차 도입기념 도시락도 눈에 띄더군요.
하지만... 차내에서 도시락을 구입해 먹을 생각이라 여긴 아깝게도 그냥 지나쳤습니다.
이제 오다큐 로망스카의 꽃, VSE를 타러 갑니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VSE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도 매우 후줄근한 복장으로 몇 장 찍었습니다.
오다큐의 플래그십(?!)답게, 여기저기 신기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차는 운전실이 2층에 있어서 전후방으로 전망을 보기에는 더없이 좋은 차량입니다.
그리고 차가 출발하자마자 도시락을 샀습니다. 1,000엔이었을 겁니다 아마. VSE 열차 전두부를 형상화한 플라스틱 그릇 안에 종이상자가 들어있고, 그 안에 도시락이 담겨 있습니다, 케이스는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고요. 전망을 보면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로망스 카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
다만 후부전망차였고, 오후시간대라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은 것은 흠입니다.
저녁에도 일정이 계속 있고, 햇볓 따뜻하겠다. 여기서 약간의 낮잠도 자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신주쿠역 도착. 갈 때는 타느라 정신이 없어 앞쪽에서만 사진을 찍어댔었는데, 이젠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역을 돌아봅니다. 하지만 금방 야구를 보러 가야 하기 때문에 열차를 아주 여유있게 보지는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 하코네 프리패스를 이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당일치기로 갔다 온 다음 하코네 프리패스를 개찰기에 넣어버리면............ 패스를 그냥 먹어버립니다.
다음날에 만약에 하코네를 가게 될 일이 있다면 그냥 로망스카 특급권을 희생하거나 역무원에게 물어서 나가는 편이 더 나아 보이기는 하는데, 해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혹시 아시는 분들 댓글로 이야기 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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